[Home][About][Favorites][Photos][Contact Me]
요즘의 제 마음을 적절히 표현하는 말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이면 이곳으로부터 거의 4천km나 떨어진 에드먼튼으로 떠나야 하는데, 집안의 근심이 해소되지 않으니 그저 뒤숭숭할 뿐입니다. 이미 가겠다고 했으니 가긴 가는데, 그 발길을 무겁게 하는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아빠 껌딱지'인 성준이가 지난 며칠 동안 끙끙 앓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콧물만 흘러 그간 간간이 걸리곤 하던 감기인가보다 했는데, 지난 일요일 저녁부터는 계속 기침을 해대면서 밤새 잠을 설치더니, 월요일을 지나 화요일 밤으로 가는 지금까지 가래 기침에 천식에 걸린 듯한 숨소리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어제 찾아간 소아과에서는 귀나 목구멍, 폐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일단 그냥 두고 보는 게 낫겠다고 했지만, 상황은 도리어 악화되는 듯합니다.
또 한가지 걸리는 것은 동준이입니다. 밤이면 밤마다 잠을 안자겠다고 예의 기성(奇聲)으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울어댑니다. 듣다 듣다 못해 방에 들어가 울지 마라, 배고프냐, 원하는 게 뭐냐고 물어도 그냥 노노에 굿나잇만 외치다가, 다시 불 끄고 문 닫고 나가면 또 그 울음입니다. 그래서는 안된다 하면서도 종종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르곤 합니다. 제가 가고 나면 제 엄마 혼자 그 둘을 감당해야 할 텐데, 과연 그게 잘 될지, 아내는 혼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할지, 저로서는 여간 걱정스럽고 미안하고 불안하지 않습니다.
그밖에도 에드먼튼으로 이주하면서 토론토의 집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과연 에드먼튼에서 동준이한테 꼭 맞는 좋은 특수 교육 여건을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인지, 동준이 자신은 과연 또다시 새롭고 낯선 곳에서 잘 적응 할 수 있을 것인지, 이런저런 고민거리가 꼬리를 잇지만 일단 동준-성준, 그리고 아내에 대한 걱정에 견주면 아직은 다 부차적인 문제로만 비칩니다. 내일 밴쿠버에서 동준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오십니다. 제가 에드먼튼으로 가고 난 공백을 한 달 남짓이나마 메꾸고 도와주실 요량인데, 저로서는 고마우면서도 송구스럽습니다.
사는 게 뭔지... 하는 말이 새삼 입가를 맴도는 요즘입니다. (2009-01-13-화)
[Home][About][Favorites][Photos][Contact Me]